
건물 외부처럼 내부도 여러 사람이 참여한 게 보입니다. 좀 독특한 건 전기 냄새가 난다는 점이에요. 지금까지 여행에서 제가 본 성당과 다르게 조명이 현대적입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해야 할 역할을 조명 확산판에 그려진 그림이 하기도 해요. 이 성당 건축의 대장 격인 가우디가 죽었으니 건축이 길을 잃는 건 당연할 겁니다. 아무리 큰 얼게는 남아 있어도 있어도 직접 건축하며 생기는 작은 부분 하나하나를 모두 생각해 놓을 순 없습니다. 아무리 정확한 도면을 들고 건축해도 늘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지요. 작게 짓거나 가상으로 짓기도 하지만 건축하며 생길 수 있는 모든 일을 기술하는 건 같은 크기 모형을 지어보는 게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섞여 있다는 건 참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진품과 가품이 섞인 자동차를 샀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요. 그런데 규모 있는 일은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 같지가 않습니다. 섞이는 건 자연스러운 거예요. 저는 제가 아닌 걸 먹고 살아갑니다. 잡스러운 게 안 섞인 자동차를 샀어도 시간이 흐르면서 때도 타고 꾸겨지기도 하고 고장 난 부품은 대체되기도 하지요. 어디 완벽한 게 있을까요. 다른 걸 안아야 살아갈 수 있는데 굳이 비슷한 것들끼리 모여 편을 나누려 하는 건 어머니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시절인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걸 보여주는 꼴밖에 안됩니다. 실패 한 번 했다고 세상이 끝날 거같이 구는 태도도 마찬가지예요. 오점 없는 무결한 삶은 이야기 속에나 있습니다. 쉽진 않은 일이지만, 망한 거 같아도 다 끝날 때까지 꾸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