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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관광지

[그림 83]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 있으면 선생님은 조사 질문에 해당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들라고 했어요.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한다 치면 형들에게 돈 뺏겨본 사람 손들라고 하고 그 수를 헤아려서 조사지를 작성하는 거죠. 또 정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해외여행 다녀온 아이들도 이런 식으로 조사했어요. 그러면 손드는 아이가 거의 없었지요. 중학교 1학년 때 여름 방학을 이용해 유럽 여행을 다녀온 같은 반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지금 기억을 돌이켜보면 그 아이가 폼페이에 다녀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폼페이에 가기 위해 선 나폴리 역은 유럽 여행이 자랑거리가 되던 그 시절을 기점으로 관리되지 않고 삭아버린 모습이에요. 여기저기 너저분한 모습들이 너무 많이 보입니다. 달리 생각하면 이렇게 되었으니 제가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겁니다. 잘 갖춰지고 모두가 보고 싶은 내용으로 가득 찬 관광지였다면 가격 문턱부터 높았겠지요. 지금 폼페이에 가는 건 겔럭시 S9가 막 나왔을 때 겔럭시 S8을 산 것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한 세대 전 모델이라 아쉽지만 그때 제일 좋았던 전화기잖아요? 늦었지만 이렇게라도 온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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