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천 자 정도 글을 쓰고 되도록 1시간 안에 마무리하자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당장 무엇인가 열심히 하는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당장 돈도 떡도 안 나오는 일에 하루에 한 시간 정도를 쓸 정도로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설령 마음이 편했다고 해도 스스로 규율하는 것은 생각보다 늘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천 자가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분량이다. 처음에 마음먹었을 때는 문단을 길게 가져가면 3문단도 버거우니 글의 구조를 세우기에 양이 부족하다고 봤다. 이렇게 생각하고 좀 더 많은 글을 쓰자고 마음먹었으면 매일매일 나와의 약속을 어겨서 괴로웠을 것이다.
그간 쓴 글을 보니, 나는 예전에는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이 지금 다시 보니 특별히 문제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내 시선을 반성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을 보고 있으니 자꾸 김문수가 생각난다. 택시를 운전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문수는 학생운동을 했던 과거 자신이 틀렸다고 거의 참회 수준으로 표현한다. 글을 쓰고 있으면 내용은 달라도 딱 예능에 나온 김문수가 한 말의 구조랑 같아서 영 기분이 찝찝하다.
글의 구조야 같을 수 있다지만, 내용 또한 썩 찝찝하다. 나는 지금 용산에서 볼 수 있는 난잡함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너저분해 보이는 것도 싹 갈아엎고 새로운 것으로 만들기보다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환경보존을 하자거나 도심 개발을 늦추자고 주장하는 쪽은 (구)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것과 거리가 먼 것이다. 그런데 뭔가를 천천히 하자거나 보존하자는 것과 지금까지 해온 것을 일단 유지하자는 보수적인 주장과 혼동된다. 그래서 내 마음에 더 찝찝함이 있다.
무엇이라 생각한 것이 사실은 아니었다는 글의 구조에서 내 생각은 결국 뒤에 말하는 사실 그것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그러니까 앞에 예전에 생각했던 것은 사실 내 할 말과 거리가 있다. 이 앞의 부분을 남겨 놓은 데에는 양을 채워보려는 사악한 의도도 있지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면도 있다. 혹시 바로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오해를 만들까, 더 설명하고 싶어서 쓸데없는 말을 자꾸 하게 된다. 뭔가 하기 전에 너무 많이 재고 고민하며 조심스러운 것을 보수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글을 쓰며 더욱더 찝찝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