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역에서 하행선을 향해 서면 보이는 흑색 건물은 정신없는 용산에서 정신 제대로 박힌 건물이다. 이 건축물의 독특한 점은 유독 5층의 창이 좁다는 것이다. 남영역을 나와서 방금 본 건물로 향하면 두꺼운 이동식 철제 바리케이드로 만들어진 정문이 눈에 보인다. 지금은 경찰청 남영동 인권센터가 된 이 건물의 옛 이름은 남영동 대공분실이다.
유독 좁은 창을 낸 5층은 불법 구금과 고문이 일어난 곳인데 지금은 개방되어있어서 올라가 볼 수 있다. 대공분실 5층 내부는 많은 고민 끝에 만들어졌다. 구금될 사람은 높은 정문을 넘고 건물 뒤에서 건물 안으로 인도된다. 여기서 끌려온 사람은 5층까지 좁은 나선형 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나선형 계단을 빙빙 돌기 때문에 자신이 몇 층에 왔는지도 모른 상태로 5층에 도착하게 된다. 5층 복도는 출구를 알 수 없게 모든 문이 똑같이 생겼다. 감시를 위해 문에 난 구멍을 통해 안을 바라보면 사각지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실의 집기들은 자해를 막기 위해 고정되어있고 심리적 불안을 만들기 위해 흡음재를 설치했다. 개방된 지금 가보아도 이 건물의 벽이 단단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두렵다.
정신없이 난 개발된 달동네보단 정신 차리고 계획한 주거 단지가 좋다. 달동네와 계획 단지는 거리 풍경이니 공원이니 따질 것 없이 응급차의 접근성만 생각해보아도 기본적인 생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계획된 대공분실이 마음에 걸린다. 그런데 잘 풀어내지 못하겠다. 나중에 더 생각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