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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스케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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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5] 모스크바 가로 풍경

 
바실리 성당을 나와서 아르바트 거리로 향해 걸었습니다. 모스크바 거리도 바실리 성당 안처럼 칠로 마감한 건물 외부가 많이 보입니다. 상아색이나 옥색으로 마감한 건물들은 자동차가 눈 녹은 더러운 물을 튀기면 그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말끔한 건물들을 보면 관리가 잘 되고 있는가 봅니다. 차라리 돌로 마감했으면 흙탕물 튄 정도는 비 한번 오면 깔끔해질 텐데 그렇지 않은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겁니다.
 
모스크바 거리는 특별히 출퇴근 시간이 아닌데도 차가 엄청 막힙니다. 여기서 버스를 타는 건 정신 건강에 썩 좋지 못해요. 몇 가지 더 말하면 우리나라는 도로에 가설 매장을 만들면 전선을 그냥 널브러뜨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는데 이곳은 턱을 만들어서 그 안에 선을 정리하는 게 괜찮아 보입니다. 그리고 옛 소련의 심장부인 도시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를 보니 기분이 무척이나 이상했습니다.
 
체크인하고 간단히 먹을거리를 샀어요. 마트는 소련 시절 배급이 빵꾸 난 것마냥 매대가 드문드문 비어 있어 허전했습니다. 마트에서 감자 과자를 찾아 헤맸는데 술 코너 옆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감자 과자를 안주 코너에 분류하는 것과 과자 코너에 넣는 게 무슨 대단한 차이는 아니지만 이렇게 작은 것에서부터 러시아는 다릅니다. 즉석식품은 무게를 측정해서 가격을 붙여주는데 계산대에서 음식의 무게를 다시 재는 것도 서울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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