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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빅데이터 작명

철학과 졸업생으로서, 사주나 명리 같은 이야기만 들으면 부들부들한데, 졸업하면 철학관에 취직하냐는 소리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듣는 철학관 소리에 사주명리 코너에 들려 책을 살펴보았을 정도다. 제발, 철학과 졸업해서 뭐하냐고 철학관 차리는 거냐고 물어보지 말자. 도대체 점집이면 점집이지 왜 철학관이지 모르겠다.

그런데 작명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오늘 빅데이터(?) 작명이라고 불릴 법한 이름 짓는 방법을 들었다. 이제 기계가 작명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드 회사 직원은 굳이 작명소에 가지 않고도 좋은 이름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매출로 정렬해서 상위에 오른 사람들 중 자주 보이는 이름을 선택하면 된다는 것이다.

의미 없는 짓에 돈을 쓰는 사람은 없다. 돈으로 담배를 말아 피워도, 그 사람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으니 돈을 태운 것이다. 작명을 잘 알지는 않지만, 단순히 좋은 뜻 만드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서로 잘 어울리는 글자의 조합을 찾는 것 같은 수학적인 계산도 한다. 어찌 되었든, 아무리 시간과 공을 들여도 그 이름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좋게 만들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런 생각에서 작명인의 노력은 돈 못 받을 의미 없는 짓이기도 하다. 그래도 이름 사는데 비싼 돈을 들이는 것은 그 사람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름 짓는데 비싼 돈을 들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을 수 있다. 그만큼의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돈이 자식에게 시간과 돈을 들였다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비싼 돈을 들여 작명한 사람이라면, 상당히 돈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고 이름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돈 많이 쓴 사람을 모아놓고 그중에 많이 보이는 이름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작명소에서 나온 이름이나 카드사에서 나온 이름이나 의미는 받아들이는 사람 나름인 점도 있다.

그러니까 카드 회사가 작명소도 할 수 있다.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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