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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아테네 #4

아테네는 서울처럼 땅만 파면 유적 나오는 동네답게 아크로 폴리스 사방을 유적이 놓여있다. 아침에 급하게 가볼 곳 위치만 찍고 나왔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계속 같은 가이드 투어 무리를 만났다. 설명이야 가이드가 더 잘해주겠지만 그래도 남들 보는 건 보고 가는 거다. 꽤 뿌듯했다. 물론 여기저기 찾아보지 말고 가이드 투어를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면 시간도 더 여유롭게 보냈을 거다. 아직 시간과 경험 그리고 돈을 저울에 올려놓고 계산하는 게 미숙하다. 그렇다고 전혀 계산하지 못한 건 아니다. 나사 헐거운 여행이란 생각도 있었고 북적부적하게 여러 사람 몰려다니는 것도 가이드에게 끌려다니는 것도 싫었다. 또 똑같은 이야기가 되는데 아니면 조사를 좀하고 오던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처음 생각처럼 설렁설렁 다니던가.
아크로폴리스를 나와서 아테네에 널린 여러 돌덩이들을 봤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고대 아테네 아고라에 들어갔다. 들어가면 좌측으로 잘 복원된 스토아가 있다. 안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돌도 있고 도자기도 있고 그렇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건 안에서 아테네 민주주의와 관련된 유물이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나는 아테네의 민주주의 하면 추첨과 직접이 생각난다. 안에는 법관을 추첨하는 기구와 위험 인물을 아테에서 배제시킬 때 사용한 도자기 조각들이 있다.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었을 텐데 굳이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한 것들이다. 굳이 발품 팔아서 이런 것을 본 게 의미 있는 지는 모르겠다. 한참 학교에 다닐 때면 신선한 자극이겠지만. 떠먹여 주는 게 아니라 찾아 먹어야 하는 나이가 한참 지났는데 말이다.
스토아 반대쪽으로는 헤파이토스 신전이 있다. 그리스에 대해서 뭘 아는 건 아니고 그냥 대장장이 신이라서? 그리스 신화에서 마술 안 부리고 뭔가 만들어 내는 신이잖나. 그리스의 신들이야 인간처럼 생기고 욕정도 부리고 한다지만 언제 어디에 있거나 날씨를 조작하거나 그런 점은 인간답지 않은데 헤파이토스처럼 뭔가 만드는 건 정말 인간답다. 나와 비슷한 것이니 눈길 한 번 줄만 하지.
고대 아고라는 참 넓다. 헤파이토스 신전을 나와서 한참을 돌아다녔다. 아! 아크로폴리스 이야기는 아크로폴리스 박물관과 엮어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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