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얌생이”는 나쁘지만 않다.
Abstract: Yamsaengi(“Yamsaengi”?) is not completely bad.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동내에서 “얌생이”는 얌체가 하는 짓이다. “얌생이”를 쓰는 당사자는 즐겁겠지만, 보통 “얌생이”를 쓰면 얄미움을 받는다. 만약 장소가 문방구 앞에 놓인 작은 전자오락기라면 동내 형한테 줘 터질 수도 있다. 친구 집에서 2인용 게임을 할 때 “얌생이”를 쓰면 너랑 안 놀 거니 집에 가란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 “얌생이“가 꼭 나쁜 것만 아니란 생각이 든다.
“얌생이”는 놀다 보면 정해진다. 보통은 놀이의 규칙으로 제재할 수 없는, 놀이의 성격과 어긋나게 승리하는 방법이 “얌생이“가 된다. 예컨대, 팽이치기를 하면 서로 팽이를 가지고 서로 치고받아야 하는데, 혼자 차 뒤 편에 숨어서 매끄러운 차선 위에 팽이를 올리고 열심히 팽이만 살리면서 남들 다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식이다.
모두 팽이 싸움 없이 자기 팽이만 살리고 있는 것처럼 지루한 일도 없을 거다. 이렇게 모두 “얌생이”만 쓰다가는 곧 팽이치기는 재미없는 놀이가 될 거다. 그러니 “얌생이”를 막는 건 중요하다. 하지만 “얌생이”는 놀이에 새로 참여하는 어린아이에게는 예외가 되기도 한다. 만약 숨어서 팽이 살리던 애가 더 어린애였다면, 술래에게 잡혀도 술래가 되지 않는 깍두기처럼, “얌생이”를 사용했다고 비난받지 않았다.
형 따라 놀러 나와서 계속 팽이가 죽는다고 징징거리면 “얌생이”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었다. “얌생이”가 권장되는 경우도 있었던 거다. “얌생이”가 없으면 놀이에 새로 들어와서 익숙지 않은 사람은 이내 빠져나가고, 놀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적어져서, 모두가 “얌생이”를 쓰는 상황과 같이 아무도 그 놀이를 하지 않을 거다. 그러니까 “얌생이”가 유용할 때도 있다.
“얌생이” 없이 실력을 연습해서 팽이치기에서 이기는 게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늦게 태어나서 팽이치기 늦게 한 죄로 계속 지는 일도 억울하고 한 팔 없이 태어나서 팽이치기 하는 경우도 정말 억울할 거다. 물론 팽이 잘 치는 사람들의 배려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착하니 배려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그런데 늦게 태어나서 혹은 팔 하나 없는 사람은 팽이 잘 치는 사람의 배려만 바라고 있어야 한다는 말도 이상하다. 어떤 놀이에서 주류가 아닌 사람들의 창의적 노력의 결과로 “얌생이”를 볼 여지도 있다고 본다.(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국민을 상대로 한 슈킹을 “얌생이” 쓴 거라고 옹호하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