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교회는 명동성당 맞은편에 있다. 남산 터널을 지나면 규모가 큰 명동 성당에 시선을 빼앗겨서 그 반대편을 볼 생각을 한 적이 없었기에 거기 영락교회가 있을 줄은 몰랐다. 영락교회나 한경직 목사는 낯설지 않은데 이래저래 언론에 노출되었기 때문일 거다. 영락교회를 세운 한경직은 함경도 사람이고 미국 유학을 다녀왔는데 반공이나 영어 그리고 개신교라는 세 단어로 대표할 수 있다는 설명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퇴계로에서 을지로 방향으로 올라가면 영락교회 부지를 볼 수 있는데 50주년 기념관부터 시작해서 본당 근처까지 규모를 생각하면 명동 성당 못지않게 크다.
향린교회는 영락교회에서 을지로 쪽으로 더 걸어가다 보면 있다. 영락교회처럼 대로에서 보이는 건 아니다. 대신 파이낸스 센터와 아이비케이 파이낸스 타워 사이 길로 들어가면 빌딩숲에 싸여있는 향린교회를 볼 수 있다. 중부경찰서 쪽으로 놓인 영락교회 본관 앞 진입로에는 큰 액정 화면과 주차장 안내가 있었고 그 너머로는 잘 정리된 부지가 보였는데 향린교회를 길에서 쳐다보면 주차장이 너저분하게 있고 지저분한 다른 건물의 뒷면이 보일 뿐 아니라 입면도 페인트 마감과 벽돌 마감이 정신없이 혼재되어 있다. 벽에는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거나 사드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영락교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호들이다.
교회의 속사정은 잘 모르겠고 외관을 보고 드는 생각은 역시 영어와 반공 그리고 개신교가 해방 후 한국에서 아주 유용한 도구란 점이다.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영락교회 근처 골목에 향린교회가 빌딩숲을 이기며 있는 걸 보면 영락교회만 살아남는 사회는 아니라는 안도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