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롬쇠행 비행기를 타는데 앞에 큰 배낭을 메고 애를 안은 사람이 있었어요. 동작이 느릴 수밖에 없는데 여기저기서 승객들이 아이에게 인사해 줍니다. 아테네와 다른 의미로 여유로운 동네입니다. 자리에 앉으니 옆에 앉은 사람도 인사했다. “하이! 하이!”하며 인사하는데 “이”의 끝을 빠르게 올리는 억양이 유쾌하게 들립니다. 노르웨이지안 에어를 탔는데 기내 안전 안내표에 아이용 구명조끼 착용법이 나와 있습니다. 저는 처음 본 그림이에요. 와이파이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가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오슬로에서 내릴 때도 그랬지만 비행기를 탑승교에 대고 뒷문에도 계단 차를 대줍니다. 앞뒤로 빠르게 내릴 수 있어서 좋아요. 탑승교가 아닌 뒷문으로 나왔는데 찬 바람이 엄청 불어 북극 근처에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공항 화장실이 남녀 공용입니다. 엄청 넓고 안에 개수대까지 갖춰져서 우리나라 허름한 가게에 있는 그런 남녀 공용 화장실은 아니지요. 돈만 충분하면 공공화장실은 이렇게 만드는 게 좋겠습니다. 그러면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 면적과 변기 수 문제를 논의하며 사회적 비용을 낭비할 필요도 없어요. 줄 서는 것도 아주 공평해지죠. 여자 화장실은 미어터지고 남자 화장실은 한적한 비효율도 피할 수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버스 승차권을 카드로 샀다. 이럴 줄 알았으면 굳이 노르웨이 크로네를 환전해서 들고 다닐 이유가 없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할 때는 긴 터널을 통과합니다. 트롬쇠는 산을 두고 주위에 사람들이 둘러 사는 형태에요. 눈이 오면 산도 넘기 힘들고 그래서인지 가운데 있는 산을 크게 십자형으로 질러 놨습니다. 터널 안에 로터리가 있어서 다른 터널로 갈아타는 식이지요. 시내에 내려 숙소로 향했어요. 스페인에서처럼 무단횡단을 하면 안 되고 신호등 아래 터치 버튼을 조작하면 금세 보행자 신호가 들어옵니다. 도로는 제설차가 수시로 다녀 눈이 별로 없고 보도는 쓸지 않고 자잘한 자갈을 뿌려서 미끄럼을 방지합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숙소에도 기억나는 게 있어요. 모든 전기기기에 타이머가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전열기는 타이머를 눌러 전기가 통하는 시간을 지정해야 작동해요. 과열되어서 화재로 번지는 걸 막으려는 의도라고 봅니다. 전등에는 24시간 타이머가 달려서 불 켜지는 시간이 지정되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