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차에 타면 놀라운 것 중 하나가 운전자가 사이드미러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잠시라도 전방을 향하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 차가 똑바로 가지 않을 거 같은데 어떻게 좌우를 살피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역시 어른이라서 앞만 보지 않고도 차가 차선을 똑바로 따라갈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저도 어른이 되었습니다. 물론 앞만 보지 않아도 차선을 똑바로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만 어른이 된 겁니다. 그러다 어느 날 사이드미러를 보는데 굳이 앞을 안 봐도 차선을 따라가는 데 문제가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이드미러를 통해 보이는 차선을 보면 굳이 앞을 보지 않아도 차선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성공하기 위해 목표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말라고 충고하는 사회에서 옆만 봐도 앞으로 나갈 수 있음을 알게 되니 묘한 희열이 느껴집니다. 성공하는 것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일들, 그러니까 실패하거나 머뭇거리거나 혹은 목표에서 잠시 한눈팔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들이 사실 운전을 하면서 옆을 보는 일일지도 몰라요. 옆을 봐도 차는 제대로 가고 있으니 잠시 목표를 보지 않는다고 무슨 큰일이 일어나진 않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