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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철학과 대학원생의 수기

“유학”

우선 유학하면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것이 떠오릅니다. 그다음으로는 선비가 떠오릅니다. 물론 제가 떠올리는 선비는 눈치 없이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놀릴 때 쓰는 말이지요. 또 조선 시대에 현실과 관련 없어 보이는 제사 기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싸우는 관료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지루한 이야기를 하는 선비나 백성들이 굶어 죽고 있는데 예법에 골몰하는 것으로 보이는 조선 관료들의 공통점은 유학 공부를 했던 것입니다. 유학의 이미지도 이미 죽은 지 2500년 정도 되는 공자의 말을 받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조선에서 유학은 공자 왈 맹자 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조선에서 관료들이 공부한 유학은 성리학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성리학의 또 다른 이름은 신유학입니다. 또 또 다른 이름도 있어요. 리학, 도학, 송학, 정주학, 주자학이 그것입니다. 심지어 정주리학이나 송명리학으로 이름을 섞어 부르기도 합니다.

다른 여러 이름은 복잡하니까 뒤로 놓고 신유학을 생각해 봅시다. 신유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기존 유학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존 유학은 정교한 이론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송나라 시절 주희는 기존 유학을 자신의 이론체계로 정리하고 많은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주희가 정리한 학문이 신유학입니다. 조선의 학자나 관료들도 주희가 정리한 체계를 따른 것이지요.

하나 더 말할 것이 있습니다. 만약 성리학에 관심이 있어서 <<논어>>를 읽으려 한다면 서가에서 <<논어>>를 골라오면 안 됩니다. 그냥 <<논어>>에는 주희의 말이 들어있지 않거든요. 주희나 주자가 저자로 표기된 <<논어집주>>를 선택해야 합니다. 번역자가 자저에 올라와 있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 책을 열어서 어떤 판본을 벅역한 것인지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장구>>나 <<대학집주>>를 찾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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