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마지막 날입니다. 이날도 영국 박물관에 가려 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어요. 이번 여행에서 늘상 한 일이 박물관 돌아다니는 것이었고 루브르는 이틀에 걸쳐 갔다는 걸 생각하면 특이한 일입니다. 루브르에서 두 번째 날은 일찍 나왔으니 박물관에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시간이 조금 댕겨진 것뿐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박물관이 편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어요. 만약 이렇다면 저와 더 맞는 뭔가를 다시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박물관 돌아다닌 여행이 억지로 한 꼴이 되어서 슬퍼지는 일이기도 하지요.
그래도 박물관을 가지 않은 건 아닙니다. 자연사 박물관에 갔어요. 자연사 박물관도 영국 박물관처럼 기부 형태로 운영되는데 유난히 기부함 앞에서 기부해달라고 말하는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전날은 평일이고 이날은 주말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박물관 내부에 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다소 있었고 깨진 창은 테이프로 고정해 놓은 정도니 기부가 정말 필요해서 직원이 나와 있는지도 모를 일이에요. 방부액에 넣은 여러 생물 표본이 있는 자연사 박물관 내부는 기괴했습니다. 그리고 오이절임처럼 동물을 방부액에 절였다는 설명은 기괴함을 더했지요.
내부는 아이들을 위한 전시물이 많았어요.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설명하는지 살피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여기도 공룡들이 있는데 어렸을 적 무역센터에서 방학이면 하던 공룡 전시가 생각났습니다. 단연 아이들이 몰려 있는 곳은 티라노사우루스 그러니까 티렉스 앞입니다. 공격적으로 생긴 싸움 제일 잘하는 육식 공룡이지요. 이름에서 그렇듯이 공룡의 왕입니다. 그런데 어렸을 적 전 티라노보다는 방어적으로 생긴 초식동물인 트리케라톱스가 더 좋았어요. 공룡 전시에서 이 초식동물이 티라노사우루스의 공격을 묵묵히 막아내고 티라노를 물러서게 한 기억 때문입니다. 남들 우르르 몰려가는 걸 따라 좋아하기 싫은 이유도 한몫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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