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의자는 병원에 놓인 의자 중에 가장 앉기 싫은 의자다. 전자동 높낮이 조절에 모니터가 있고 여기에 더해 물까지 나오는 의자가 싫은 이유는 당연히 치과 진료가 묘하게 아프기 때문이다. 치과에서 쓰는 금속 도구들이 아픈 이에 닿을 때면 정말 뭐라도 하고 싶다. 그런데 이라도 악물라치면 윙윙거리는 드릴 같은 것이 내 턱에 구멍을 낼 것 같아서 하지 못한다. 정형외과에서는 의사가 아픈 곳을 만져보면 아프다고 오두방정이라도 떨 수 있는데 정말 치과는 개탄스러운 곳이다.
정형외과를 찾을 때는 낮고 작은 원형 좌판을 지닌 바퀴 달린 회전의자에 앉는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의사는 등받이도 있고 목받이에 팔걸이까지 있는 의자에 앉아있다. 작은 의자에 앉아서 의사가 더 가까이 와보라는 말이라도 하면, 모양 빠지게 의자를 끄집고 의사에게 가야 한다. 그래도 늘 치과보다 정형외과가 편했다, 의사가 여기가 아프냐고 만져보면 아프다고 맘껏 표현할 수 있으니까.
치과에 갔다. 고대 그리스인이라도 된 것처럼 발받침이 있는 의자에 반쯤 누워있으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가 누워있는데 의사가 오니 기분이 한결 더 좋아졌다. 그래서 그런지 치과 진료 또한 한결 괜찮았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치과만큼 의사가 나를 자세하고 꼼꼼히 봐주는 곳도 없다. 다른 병원은 무슨 말이라도 할라치면 끊기 바쁜데 치과 의사는 내 입만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치과가 편안해질 정도로 일상이 맛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