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g 덤벨을 내렸다가 다시 올리는 데 힘이 풀려서 덤벨이 몸 안쪽으로 무너지는 것을 트레이너가 잡아줬다. 난 그 이유가 팔꿈치 아래의 근육이 지지를 잘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는데, 덤벨을 “T”자로 유지하는 손과 손목 그리고 그 아래 팔 쪽 근육의 힘이 없어서 자세가 무너진 것이라고 한다.
리버스 크런치
나는 리버스 크런치를 할 때 허리가 활처럼 휘는데 이것은 힘이 없어서라고 한다. 의식적으로 휘지 않고 복근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라잉 트라이셉스 익스텐션
라잉은 누움, 트라이셉스는 삼두근이다. 삼두근은 팔 뒤쪽으로 있는 근육이다. 익스테션은 늘이기? 강화?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나는 누워서 이지바를 들고 하는 동작을 배웠다. 누워서 팔꿈치를 축으로 팔 위쪽만 움직여서 이지바를 이마 쪽으로 내렸다가 올리는 운동이다. 이때 팔꿈치는 밖으로 너무 펴지지 않게 한다.
케이블 크로스 오버
케이블 크로스 오버 할 때 손잡이 윗부분이 팔에 자꾸 닿았는데, 집에 와서 보니 멍이 들어있다. 다음에 운동하러 갈 때 왜 이런지 물어봐야겠다.
느낌
덤벨 프레스 중 힘이 풀림
8kg짜리 덤벨을 몇 번 들었다 내리다가 이내 힘이 풀려서 트레이너가 덤벨을 잡아주지 않으면 다칠 뻔했다. 이 순간 내 한계가 여기까지였다고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운동을 하고 나와서는 다음에는 그 한계를 넘도록 연습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일련의 내 모습을 지금 생각하니 꽤 뿌듯하다. 남이 정해 놓은 기준이 아니라 내 한계를 인정하고 다음에는 넘어 보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내가 공교육에서 배운 체육은 “보다 빨리, 보다 높이, 보다 강하게”란 표어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무언가 배우고 기록을 측정하고 그걸로 점수를 매겼다. 더 빠르거나 높거나 강한 아이는 잘하는 아이였고, 그렇지 못한 나는 체육 시간에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려운 아이였다. 내 기록은 1등과는 너무 먼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굳이 노력하기보다는 실기 시험을 보는 몇 분만 부끄럽고 말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날은 고작 8kg짜리 덤벨에 허덕이면서 나 스스로 기준을 세우고 다음에는 넘어 보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내 몸은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개인적인 것이다. 남들이 뭐라고 하는 건 남들이 자신의 몸을 상정하고 말하는 것이다. 남한테는 맛있는 음식이 내 혀에는 맞지 않을 수 있듯이, 남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신체의 능력이 나에게는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공교육 아래 있던 나는 내 기준이 아니라 남이 설정한 기준에 이내 풀이 죽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날은 나 스스로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을 넘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라잉 트라이셉스 익스텐션을 하며 이지바를 본다는 것
라잉 트라이셉스 익스텐션을 하면 이지바를 이마를 내릴 때 내 눈이 보인다. 이지바는 몇몇 부분은 미끄러뜨리지 않고 잡기 위해 잘게 홈이 파여 있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은 거울처럼 맨질맨질하게 처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고 하는 동작과 다르게 천장을 보기 때문에 마땅히 시선을 둘 곳이 없고 이지바가 내 얼굴로 떨어지는 일은 상상도 하기 싫기 때문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이지바로 간다. 그리고 이지바가 점점 가까워질 수록 더 이지바에 집중하게 된다.
이지바가 가까이 오면 내 눈이 또렷하게 보인다. 이지바를 위로 쭉 밀면 이지바에 비치는 내 모습은 흐릿해진다. 그러니까 내 눈이 나에게 가까이 왔다가 멀어졌다 하는 모양새다. 나를 살피는 내 눈은 양심이라고 해도 어색할 것이 없다. 가까이 왔을 때는 내가 뭔가 잘 못 해서, 나를 샅샅이 훑으러 온 것 같고, 멀어질 때는 이것저것 살펴봤는데 딱히 문제 될 것이 없으니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이지바가 가까이 오면 힘이 들어서 긴장하게 된다. 긴장한 상태로 내 눈이 나를 검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마치 초등학교 때 앉아 있는 선생님 앞에서 서서 숙제를 펴 놓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