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유치원에 다닐 땐 이모 집에 자주 갔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었고 지하철을 타거나 시 경계를 넘어가는 버스를 타야 했다. 서울에 내리면 엄마 손을 잡고 가게에 들러서 해바라기씨 하나를 사서 이모에게 가는 내내 하나씩 집어가며 먹었다. 가는 길에 놓인 보도블록은 아주 큼직해서 어린 내 보폭으로는 한 번에 세 개를 뛰어넘기 어려웠는데, 한꺼번에 많이 간다고 촐랑대다가 흘린 까맣게 초콜릿으로 코팅된 해바라기씨가 보도블록 틈으로 흘러 들어가곤 했다. 또 알이 작아서 놓친 해바라기씨도 그렇게 되었다. 이럴 때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 오랜만에 해바라기씨를 사서 먹었다. 지금은 그때와 같이 한알한알 세 가며 먹지 않는다. 큼직하게 한 손에 쏟아서 주먹을 쥐고, 주먹 한쪽에 입을 대고 숨으로 빨아들여 먹는다. 고작 해봐야 한줌도 안되는 과자를 한입에 털어먹지 못하고 몇 번 나눠 먹는 것이 좀스럽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한알한알 먹을 때보다는 배포 있게 먹는 것이다. 또 아주 흔한 과자에 저장된 내 기억을 곱씹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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