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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2

우린 만나면 아직도 기분 좋게 산티아고로 걸었던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실 산티아고로 향하는 여행을 우리가 그렇게 열망한 것은 아니다. 처음 서로가 여행 갈 마음이 있었음을 확인했을 때는 산티아고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
산티아고 향하게 된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굳이 몇 가지 이유를 들자면, 내 친구가 산티아고에 대해서 말해줬고, 이미 코엘류가 <<순례자>>를 통해 산티아고로 향하는 길에 대한 소설을 썼고, 마침 <비바 산티아고>라는 웹툰이 산티아고로 향하는 여행을 다루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서 산티아고로 걷는 것이 값싸게 오래 체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 점 정도?
뭔가 답답하고 정리하고 싶던 생각이 있던 양 씨와 나는 산티아고를 안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항공권을 샀다. 무엇인가 채워오고 싶어서는 아니였다. 볼펜을 종이에 쓰면 잉크가 닳는 것처럼 우리가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만들 때 우리 안의 생각들이 흐트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크리스마스 느낌으로 장식된 서현역 탐앤탐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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