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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personal cultivation)

#23

  1. 사건
    1. 운동(이름/중량/횟수 or 기타)
      1. 데드리프트/20kg/15
      2. 데드리프트/30kg/15
      3. 데드리프트/40kg/10
      4. 데드리프트40kg/10
      5. 런지//15
      6. 런지/4kg/15*2
      7. 싱글 레그 데드리프트//15*3
      8. 피스톨//10*3
      9. 시티드 니 업//15*3
    2. 기타
  2. 배움
      1. 내려오기 전에 다 마셔야 해. 올라가서 다 뱉고.
  3. 느낌
    1. 힘듦 힘듦 힘듦
      1. 데드리프트를 하고 런지를 했다. 이전에는 양발을 교차하는 얼터네이티브 런지를 했는데 이번에는 제자리에서 몸을 내렸다 올리는 런지를 했다. 한 8번 정도 했을까? 정말 너무 힘들어서 누가 때려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다기보다는 아팠다. 다른 부위는 힘들면 힘을 줘도 안 움직여서 차라리 괜찮은데 배 근육이랑 다리 근육은 아픈데 움직여져서 더 힘들다.
      2. 지금까지 운동을 할 땐 늘 자신감이 생겼다. 처음에 못 들었던 무게를 들 때는 성장했다고 느꼈고 실패했더라도 조금만 더 연습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런지를 한 8번 하니까, 내가 어떻게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지 두렵다는 생각을 했다. 이대로 못하면 정말 살 용기가 안 날 거 같아서 자세는 신경 쓰지 않고 꾸역꾸역 횟수를 채웠다. 그 횟수를 채웠다고 변명이라도 할 수 있어야 될 것 같았다.
      3. 15번을 하고 쉬는데 다리가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다. 다리에 힘을 주지 못해 철퍽 앉았는데 울고 싶었다. 엄청 무서워서 본 순간 도망갈 생각도 잃어버린 것을 본 것처럼 말이다. 아니면 한눈에 잡히지 않는 엄청 웅장한 것을 본 것처럼 그랬다.
      4. 나머지 운동을 할 땐 넋이 나가 있었다. 작은 소리도 크게 들렸고 토끼 눈이 되었다. 다음 운동을 하면서 힘들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한 발로 앉았다 일어나는 피스톨이라는 운동을 나는 무척이나 어려워했는데 런지하고 나서 힘들었지 피스톨 하는 과정이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이미 런지할 때 너무 큰 운동량을 경험했기 때문일 거다. 엄청 세게 맞으면 그다음에 어지간히 맞아도 아무 느낌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5. 운동이 끝나고 거리로 나왔는데 동공이 열린 상태는 여전했다. 지금까지 막혀있던 신체 기능의 일부가 해금된 느낌이다. 몸을 쓰는 다른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해도 될 것 같다. 없었던 감각이 생긴 느낌 혹은 뇌로 가는 막혔던 혈관 하나가 뚫린 느낌이라는 표현도 괜찮다. 절에 며칠이고 처박혀서 고행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느낌을 받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
      6. 한 걸음 하 걸음 걷는데 그간 날 힘들게 하던 사람들이 용서되고 쉽게 잊지 못했던 일들이 해소되었다. 힘든 일을 겪고 보니 다른 일들이 별일 아닌 것처럼 보여서 이런 게 아니다.뭔지 잘 설명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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