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폴리스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몇 번 돌았습니다. 날씨와 아크로폴리스에 취해서예요. 아크로폴리스를 돌면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던 단어들을 보는 건 신나는 일입니다. 만약 공자가 살았던 곡부에 가도 같은 느낌이 날지 궁금했어요. 제가 아테네에 너무 큰 의미를 두는 건 아닐까요? 사실 아테네는 비정상적입니다. 아테네 땅 위에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을 텐데 딱 제가 알던 고대 […]
[글쓴이:] daseoh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를 놓치고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아테네에서 첫날에는 제가 어디에 왔는지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사태 파악이 되었습니다. 아테네! 소크라테스가 살던 곳에 왔습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빼놓을 수 없지요. 제가 특별히 이 세 명에 홀린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세 명 모두 철학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러니 제가 자퇴하고 철학과에 다시 오게 된 데에는 […]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이별 3
새벽에 맞춰 놓은 알람이 울렸습니다. 제가 밖이 아니라 집에 있는 줄 알았어요.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비싼 공항 철도를 피해 예약한 공항버스는 선착순 탑승이에요. 비수기니까 사람이 많아 봐야 얼마나 있겠냐고 생각했는데 공항버스 타는 곳은 완전 아사리판입니다. 버스 문은 사람 하나 들어가게 만들어졌는데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밀고 들어오니 모두가 꽉 껴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어요. 아치는 […]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주말
전날 길을 잃었던 기억 때문인지 간밤에 비행기 놓치는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로마 공항 철도를 놓쳐서 결국 수속을 하지 못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제가 있는 장소가 스페인이었어요. 꿈을 꿀 때는 침착하게 놓인 상황을 잘 생각해보면 꿈이란 걸 깨닫고 제 맘대로 할 때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너무 심장 쫄려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철석같이 믿고 말았네요. 트레비 분수에는 아침인데도 […]
바티칸 미술관을 나와 성 베드로 성당으로 갔습니다. 지금까지 복잡한 동선을 따라 바티칸 미술관 안을 둘러보았는데 정작 밖에서 미술관 외부를 볼 기회는 없어 아쉬웠어요. 베드로 성당으로 가는 길에는 군밤을 팔던 아랍계? 인도계? 청년이 있었습니다. 군밤을 보면 아련하게 어릴 적에 거닐던 겨울 거리가 생각나곤 했는데 이젠 생뚱맞은 이탈리아가 같이 생각날 겁니다. 외국인에게 옛 추억이 오염당했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
다음날 숙소에서 바티칸 미술관까지 걸어갔어요. 로마 거리는 서울과 다른 점이 많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은 선에 신호등과 가로등이 매달려있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보행자 신호에 노란불이 있는 것도 서울에선 볼 수 없는 모습이지요. 오래된 도시인지라 넓게 쫙쫙 뻗은 길을 보긴 힘듭니다. 큰길도 곡률이 있고 교차로도 딱 90도가 아니기도 합니다. 인도에 가로등마냥 덩그러니 주유기 몇 개 놓고 영업하는 […]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폼페이
나폴리에 도착한 다음 날에 폼페이로 가는 사철을 탔습니다. 사철은 저에게 참 생소한 단어예요. 얼마 전만 해도 제가 주로 접하는 수도권 전철 노선도에는 민간이 투자한 노선이 없었지요. 더 멀리 가는 기차 노선을 생각해도 사철이 없지요?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이 만든 노선은 없고 정부 자금이 들어간 회사에서 운영하는 노선이 있네요. 폼페이에 가기 위해 탄 철도는 너저분합니다. 눌러붙은 […]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관광지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 있으면 선생님은 조사 질문에 해당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들라고 했어요.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한다 치면 형들에게 돈 뺏겨본 사람 손들라고 하고 그 수를 헤아려서 조사지를 작성하는 거죠. 또 정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해외여행 다녀온 아이들도 이런 식으로 조사했어요. 그러면 손드는 아이가 거의 없었지요. 중학교 […]
나르코스 시즌4 멕시코에 나오는 펠릭스의 성격

나르코스 시즌4가 나왔다. 시즌3까지는 콜롬비아 메데인 카르텔의 수장 에스코바를 다룬다. 에스코바는 화끈하고 감정적인 성격이어서 극이 진행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긴장감을 주었다. 그에 비해 나르코스 시즌4의 마약상 우두머리인 펠릭스는 침착하다. 말도 조곤조곤하고 외모도 말끔하다. 에스코바처럼 화끈한 총질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는 화가 나면 전화기를 던질 뿐이다. 심지어 전직 경찰이기도 했다. 그래서 기존 시즌과 다르게 긴장되는 순간이 많지는 […]
나폴리 박물관을 나서 어둑한 길거리를 걸어 피자집으로 향했습니다. 밤의 나폴리는 쇠퇴한 도시가 뭔지 확실히 알려줍니다. 거리는 칙칙하고 습해요. 길에 나와 있는 은행 자동화 기기에서 돈 찾기가 무서워서 은행 건물 안에 있는 기기에서 돈을 찾았습니다. 돈을 뽑을 때 사람이 옆에 있는 것도 신경 쓰일 정도로 분위기가 스산합니다. 마피아들이 총질하다가 경광등이 보이자 모두 도망가고 시체 한 구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