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크렘린은 경복궁 같은 유적이 아니라 지금도 기능합니다. 크렘린 안에는 대통령 관저도 있지요. 그래서 다닐 수 있는 동선이 제한되어 있고 길을 잘못 들었다 싶으면 경비가 와서 더 이상 진입하지 말라고 막아섭니다. 무기고 전시 구역과 크렘린 안의 성당 구역을 다 둘러봤다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은 몇몇 조형물과 전시들입니다. 눈에 익지 않은 가구나 그릇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전시실의 […]
[글쓴이:] daseoh
#002 “참이다”
앞서 과정에서 배웠듯이 하나에 추론에는 전제와 결론이 꼭 필요하다. 전제와 결론이 될 수 있는 문장은 참 또는 거짓으로 구분할 수 있는 평서문이다. 예컨대 “눈이 오니?”같은 의문문은 전제와 결론이 될 수 없다. 그리고 평서문은 기본적으로 참이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은 구속되었다”라는 말은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은 구속되었다’는 참이다”라는 말고 정확하게 꼭 같다. 이런 같음을 […]
#001 추론, 전제, 결론
논리학은 논증 혹은 추론을 다루는 학문이다. 추론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문장들의 모임 안에 “따라서”라는 말이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만약 “따라서”가 보이면 이 문장들의 모임은 추론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에 나오는 것들은 전제고 뒤에 나오는 것은 결론이다. 하나의 추론에 전제는 여러 개가 나올 수 있지만 결론은 단 하나만 등장한다. 전제와 […]
지금 상황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쇼핑몰 오픈 첫날 바로 물건이 팔려서 계속 그렇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광고비는 계속 소진되고 잡비는 늘어만 가는데에 비해 구매는 늘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잠시 신경 끄기로 했다. 오프라인 가게라면 임대료 때문에 뭐라도 해야겠지만, 온라인에서 임대료는 거의 0원에 가까운 수준이니 지금까지 들인 노력만 무시하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온라인 쇼핑몰을 […]
서품식
나는 가톨릭의 부제 서품식을 보고 처음으로 예식이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10대 시절 TV를 통해서 서품식을 봤는데, 지금까지 봤던 예식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서품식 전체가 멋있다고 느낀 것은 아니고 부제 서품받는 사람들이 땅바닥에 엎드려 기도하는 한 장면이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막연히 멋있다고 느껴졌지만, 좀 더 배운 이제는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하면 부제들이 땅바닥에 […]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프레스코화

무기고를 나와 크렘린 안에 있는 성당을 둘러보았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닿고 싶어서인지 성당은 대개 높아요. 그래서 저는 성당을 볼 때면 높게 지은 것과 관련된 성당 구조에 눈이 갑니다. 기둥이나 보의 형태나 천장 혹은 아치 같은 것들 말이지요. 구조는 언제나 처음 만들 때 그대로입니다. 만약 비틀어지거나 어디 하나가 빠지면 성당은 위험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구조를 이루는 […]
천체투영관에 가다

많은 별이 보이는 밤하늘은 시골에 살면서 만족하는 점 중 하나다. 가슴 답답한 밤에 문을 열고 나가서 시선을 위쪽으로 하면 정말 많은 별이 보인다. 겨울에 눈이라도 오면 우주를 나 혼자 감상하는 느낌이 나고 날이 풀리면 개구리나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별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발치의 반딧불이가 땅에 작은 별자리를 만들어 내서 사방이 별로 꽉 찬 […]
하찮은 글과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다는 것

인터넷 때문에 시끄러운 일이 많다. 인터넷을 통해 여론조작을 한다거나 범죄를 공모하거나 불법적인 물건을 유통하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인터넷이 없어도 일어난다. 그렇다고 해도 싼값에 많은 정보를 널리 유통시킬 수 있는 인터넷이 아니었다면 작은 사건들로 끝났을 일도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어떤 해악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 있어야 하는 정말 중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렇게 쓸모없는 사진도 […]
KTX 5호 차 11A

용산발 광주행 KTX를 예매했다. 기차표를 끊는 것과 버스표를 끊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은 차가 있었고 내가 살아온 경기도 동남부는 얼마 전까지 철도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지역이어서 철도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탈 것에 타면 창가 자리를 무척이나 선호했다. 남들이 더는 나를 애 취급하지 않을 때 즈음이 돼서야 나의 창가 사랑이 […]
태극당 미스터리

나는 태극당 근처에 있는 동국대학교를 다녔다. 학교 가는 길에 지하철역을 나오면 보이는 태극당 건물은 리모델링하기 전까지 늘 미스터리였다. 1층에서 영업하는 태극당을 빼고 나머지 층의 창은 간판도 없이 가려져 있었고 위층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입구나 계단도 보이지 않았기에 그 용도를 알아낼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 철학과 강사는 태극당 건물은 안전 가옥이고 이를 속이기 위해 1층에서 영업한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