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튼 나폴리 박물관에 갔다. 입장권에는 바코드가 있고 입장할 땐 지하철처럼 개찰기에 바코드를 찍고 들어가는데 아테네 공항버스에서처럼 굳이 직원이 표를 찢어서 훼손한다. 나는 보통 절취선이 있는 입장권을 받아왔다. 절취선은 애초에 찢어가라고 만들어 놓은 거다. 내가 가진 표에 뭔가 표시하는 건 롯데월드에서 5가지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이용권을 사용할 때뿐이다. 내 표를 찢어 표시하는 건 정보를 저장하는 […]
[글쓴이:] daseoh
박물관에 간 이유
나폴리 박물관에는 중동 유물도 전시되어 있다. 미라가 담긴 관이나 이집트 상형 문자가 쓰인 비석같은 거다. 이건 순전히 내 상상인데 박물관과 놀이동산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인터넷도 없고 통신의 폭과 속도가 느렸던 시대를 놓고 보면 박물관은 정말 깜짝 놀랄만한 물건들로 가득 찬 신비한 곳이다. 지금도 판타지 영화에서 신비한 소재로 등장하는 미라 같은 건 차차 하고 이야기로만 […]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오로라 보는 걸 빼면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일정이다. 나폴리는 로마에서 고속철로는 1시간 일반 열차로는 2시간이면 올 수 있고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는 나폴리에서 1시간이 안 걸리니 로마에서 폼페이를 들른다면 나폴리 박물관 가기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폴리에서 하룻밤 묵어야 했다. 이탈리아에 있는 중간에 나폴리에서 하루를 […]
머릿말?
장래희망을 언제 적어 봤더라? 장래희망이란 칸을 채워 본 건 고등학교 3학년 때가 마지막이다. 장래희망을 찾아본 건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 교양 과목 시간이 마지막이다. 심리 검사나 여러 직업 사례로 장래희망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고등학교 때 장래희망 칸을 채우는 것이 강요에 의한 자백이라면 신입생 때 장래희망을 찾은 건 심문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인정한 꼴이다. 결국 […]
나폴리
로마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맥도날드에 들렀다. 난 햄버거가 참 좋다. 여렸을 때 건강해지는 것만 먹어서이다. 과자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 데 요즘 많이 먹는다. 무병장수하는데 도움이 되는 식습관은 아니고 남들은 먹다가도 안 먹는다는데 기껏 유지한 좋은 식습관을 지금까지 많이 안 먹었으니 괜찮다는 생각으로 망치고 있다. 적당한 때에 적당한 것을 먹어야 할 텐데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비행기를 […]
아테네에서 마지막
리카비토스 언덕은 아테네와 작별하기 좋은 곳이다. 내가 지금까지 돌아다녔던 곳이 한눈에 다 보인다. 멀리 바다도 보이는데 못 가봐서 아쉬웠다. 다음에는 정신 차리고 잘 찾아보고 다녀야겠다. 북악산 팔각정에 올라서 서울을 바라보면 여기저기 불 켜진 사무실을 보며 뭔가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테네는 그런 느낌과 거리가 멀다. (노르웨이와 다르게 여유로운 동네다.) 여유롭다기보다는 느긋하다. 모스크바에서 사서 먹지 […]
국립 고고학 박물관
아침에는 어제 다 돌아다니지 못한 유적지를 좀 더 돌았다. 제우스 신전은 기둥 몇 개와 보만 남아있는데 크기도 클 뿐 아니라 기둥 머리 장식이 섬세하다. 멀리서 볼 때는 여러 선들이 화려하게 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세월에 무뎌져서 그렇게 날카롭게 선이 살아 있지는 않다. 다른 유적들도 그렇지만 다들 일단 크기에서 먹어준다. 아무리 잘 만들었다 쳐도 작았다면 자연의 풍화를 […]
아크로폴리스박물관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다음날 가려고 했는데 또 욕심부렸다. 박물관 근처 대로에는 할아버지들이 생각지도 못한 삐끼질을 한다. 이 동네에서 나한테 말 걸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처음에는 적당히 바쁘다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는 너무 궁금한 거다. 왜 자꾸 마을 거는지. 그냥 심심한 할아버지들이 시간 죽이려고 말 거는 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집중했지. 예를 배운 청년이니까 어른이 하는 말에 집중해야지. 처음에는 […]
아테네 #5
고대 아고라 안에서는 아크로폴리스가 보인다. 아크로폴리스만 툭 튀어나와 있으니 굳이 여기서만 보이는 건 아니다. 여하튼 고대 아고라 안에서 아크로폴리스가 보이는데 여전히 처음 아크로폴리스를 봤을 때처럼 뭔가 있어 보였다. 하늘은 정말 파랗고 땅은 정말 초록이고 평지에 툭 튀어나온 지형이 눈에 익은 지형도 아니고 등등. 아크로폴리스는 참 낯설게 다가온다. 날 좋은 날 이런 곳에 있으면 다른 사람 […]
아테네 #4
아테네는 서울처럼 땅만 파면 유적 나오는 동네답게 아크로 폴리스 사방을 유적이 놓여있다. 아침에 급하게 가볼 곳 위치만 찍고 나왔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계속 같은 가이드 투어 무리를 만났다. 설명이야 가이드가 더 잘해주겠지만 그래도 남들 보는 건 보고 가는 거다. 꽤 뿌듯했다. 물론 여기저기 찾아보지 말고 가이드 투어를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면 시간도 더 여유롭게 보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