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졸업생으로서, 사주나 명리 같은 이야기만 들으면 부들부들한데, 졸업하면 철학관에 취직하냐는 소리 때문이다. 잊을 만하면 듣는 철학관 소리에 사주명리 코너에 들려 책을 살펴보았을 정도다. 제발, 철학과 졸업해서 뭐하냐고 철학관 차리는 거냐고 물어보지 말자. 도대체 점집이면 점집이지 왜 철학관이지 모르겠다. 그런데 작명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오늘 빅데이터(?) 작명이라고 불릴 법한 이름 짓는 방법을 들었다. 이제 기계가 […]
[글쓴이:] daseoh
치과 의자는 병원에 놓인 의자 중에 가장 앉기 싫은 의자다. 전자동 높낮이 조절에 모니터가 있고 여기에 더해 물까지 나오는 의자가 싫은 이유는 당연히 치과 진료가 묘하게 아프기 때문이다. 치과에서 쓰는 금속 도구들이 아픈 이에 닿을 때면 정말 뭐라도 하고 싶다. 그런데 이라도 악물라치면 윙윙거리는 드릴 같은 것이 내 턱에 구멍을 낼 것 같아서 하지 못한다. […]
마을버스 – 용산 01
멀티미디어 시대에 글을 쓰나 동영상을 만드나 같지 않을까…?
볼 빨간 사춘기의 <나만 안되는 연애>는 지난 학기에 기말고사를 위해 늦은 밤에 들른 동네 카페에서 처음 들은 노래다. 처음 들은 노래이니 가사가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나만 이런 세상을 사는 것 같”다거나 “이성적인 게 참 싫다”는 가사가 기억에 남아있었다. 거리를 지나는데 새삼 가사가 들려서 찾아 들어봤다. 상대가 다정한 사람이라면 자신을 꼭 안아줬을 거라는 가사를 생각해보면 이 […]
하루에 천 자 정도 글을 쓰고 되도록 1시간 안에 마무리하자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당장 무엇인가 열심히 하는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당장 돈도 떡도 안 나오는 일에 하루에 한 시간 정도를 쓸 정도로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설령 마음이 편했다고 해도 스스로 규율하는 것은 생각보다 늘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천 자가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분량이다. […]
용산을 돌아보는 것의 의미
치수는 많은 것을 설명한다. 도면에 쓰인 숫자가 없다면 도면 그린 사람이 생각하는 공작물을 정확히 구현할 수 없다. 그런데 치수는 그 치수의 기준이 되는 스케일이 없으면 현실화되지 않는다. 도면이 나무막대를 100mm의 길이로 자르라고 지시한다면 자를 통해 100mm를 자를 나무에 표시해야 한다. 아주 오래전에는 신체를 스케일로 사용했다. 한 아름이라던가 한 걸음으로 과학적 단위를 대신했다. 지금은 약속된 표준 […]
드디여 육칼을 먹었다. 환상이 이루어진 것 같다. 꿈만 같은 일이다. 육칼이 나의 환상이 된 것은 별 이유가 없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두 번째 지나갈 때 먹고 싶었다. 왜 먹고 싶었는지 더 설명해야 한다. 나는 육개장을 좋아하고 내 어머니는 육개장을 꽤 끓이신다. 그런데 모종의 이유로 육개장이 식탁에 오르는 일이 적었고, 오른다 해도 덜 매운 육개장을 먹었기 […]
사진의 그림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싫었다. 그런데 이런 그림은 많이 보인다. 젊은 사람들이 비싼 임대료를 피해 모여 잘자분한 것을 파는 거리에서도 보이고, 우중충한 분위기를 좀 밝게 만들어 보자고 노력한 동네에서도 보이고, 관광지에서도 보인다. 이런 그림은 처음 칠한 얼마 동안은 좋으나 점점 시간이 갈수록 때가 타고 갈라지기도 하고 뜯겨 나가기도 한다. 이렇게 분칠을 하는 것이 아니라 […]
참 악착같이 찾아 먹었다. 악착같다고 말하고 보니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무슨 짓이든 하는 상인이 생각난다. 특히나 여기는 용산이고 하니 용산 전자상가 상인이 떠오른다. 불법복제한 게임을 사서 집에 와보니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시디라는 말은 세운상가 시절부터 있던 것이니 차차해도, 용산에서 뭔가를 살 때는 꼭 매뉴얼을 열고 기본 구성품을 살펴보곤 했다. 다시 악착같이 찾아먹었다는 이야기로 돌아가자. […]
문배동 육칼 앞을 처음 지나간 것은 한 2년 전이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고가 아래 우중충한 가게였다. 간판이 깔끔한 것도 아니었고 인테리어가 좋아 보이지도 않았다. 가게 앞은 유리로 되어있었다. 요즘 만들어진 상점들이 사용하는 통유리는 아니었고, 금속인 갈색 틀로 나뉜 창이었다. 문이 잘 안 맞으면 혐오스런 쇳소리를 내는 그 창틀이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가게 앞으로 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