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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국립 고고학 박물관

아침에는 어제 다 돌아다니지 못한 유적지를 좀 더 돌았다. 제우스 신전은 기둥 몇 개와 보만 남아있는데 크기도 클 뿐 아니라 기둥 머리 장식이 섬세하다. 멀리서 볼 때는 여러 선들이 화려하게 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세월에 무뎌져서 그렇게 날카롭게 선이 살아 있지는 않다. 다른 유적들도 그렇지만 다들 일단 크기에서 먹어준다. 아무리 잘 만들었다 쳐도 작았다면 자연의 풍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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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아크로폴리스박물관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다음날 가려고 했는데 또 욕심부렸다. 박물관 근처 대로에는 할아버지들이 생각지도 못한 삐끼질을 한다. 이 동네에서 나한테 말 걸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처음에는 적당히 바쁘다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는 너무 궁금한 거다. 왜 자꾸 마을 거는지. 그냥 심심한 할아버지들이 시간 죽이려고 말 거는 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집중했지. 예를 배운 청년이니까 어른이 하는 말에 집중해야지. 처음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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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아테네 #5

고대 아고라 안에서는 아크로폴리스가 보인다. 아크로폴리스만 툭 튀어나와 있으니 굳이 여기서만 보이는 건 아니다. 여하튼 고대 아고라 안에서 아크로폴리스가 보이는데 여전히 처음 아크로폴리스를 봤을 때처럼 뭔가 있어 보였다. 하늘은 정말 파랗고 땅은 정말 초록이고 평지에 툭 튀어나온 지형이 눈에 익은 지형도 아니고 등등. 아크로폴리스는 참 낯설게 다가온다. 날 좋은 날 이런 곳에 있으면 다른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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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아테네 #4

아테네는 서울처럼 땅만 파면 유적 나오는 동네답게 아크로 폴리스 사방을 유적이 놓여있다. 아침에 급하게 가볼 곳 위치만 찍고 나왔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계속 같은 가이드 투어 무리를 만났다. 설명이야 가이드가 더 잘해주겠지만 그래도 남들 보는 건 보고 가는 거다. 꽤 뿌듯했다. 물론 여기저기 찾아보지 말고 가이드 투어를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그러면 시간도 더 여유롭게 보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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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아테네#3

그리스의 거리에서 스페인 냄새가 나긴 했지만 러시아와 유사한 점도 있다. 벽돌이나 돌을 붙인 게 아니라 칠로 마감한 외벽이 그거다. 거기다 옥색이 보이지는 않지만 미색은 러시아에서 자주 보던 색이다. 내가 배운 서양은 뭔가 그리스나 로마에 뿌리를 대려고 한다. 그리스의 <<일리아드>>나 <<오뒷세이아>>를 필독서에 올리기도 하고 로마의 양식을 따라 도시를 설계한 세력도 있다. 로마의 선조 이야기 격인 <<아이네이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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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2

아테네 시내로 향하는 공항 버스를 타고 잤다.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 온 동네에서 자는 건 내가 생각해도 좀 그렇다. 여튼 내렸다. 늦은 시간인데 비까지 내리니 꽤 으스스했다. 버스에서 내릴 때 나랑 같은 신발은 신은 발을 봤다. 그런데 그 발이 계속 날 쫓아오는 거다. 점점 정류장에서 멀어질수록 인적이 드물어지는데도 계속 쫓아 온다. 신경 쓰일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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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아테네

다시 출국 수속을 했다. 공항 보안 검색에 잡해서 줄자를 뺏겼다. 지금까지 별일 없이 들고 다닌 게 이스탄불에서도 문제 없을 걸 보장하진 않지만 비행기를 놓치기 전 환승 수속에서 문제 되지 않았는데 뺏기니 좀 그랬다. 그래도 낯선 곳에서 투닥투닥해 봤자 좋을 거 없어보이고 줄자 비싼 것도 아니니 버리는 거지 뭐. 30리터도 안되는 가방에 두꺼운 다운 점퍼까지 꾸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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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아타튀르크 공항

마중 나오는 건 개뿔. 환승 수속하고 겁내 뛰어갔는데 비행기는 이미 문 닫고 갔다. 솔직히 환승 수속 할 때만 해도 늦었다는 생각을 안 했다. 그런데 아타튀르크 공항은 너무 복잡하고 불친절하다. 게이트에 도착하니 이미 문은 닫혔다. 이런 공항은 그냥 부수고 새로 짓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정말 신 청사 공사가 완료되면 이 공항은 폐쇄된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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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를 떠남

굼 백화점을 나와 붉은 광장을 조금 더 서성였다. 생각지도 못하게 온 모스크바와 이제 작별해야 한다. 뭐 별개 있는 건 아니다. 춥고 시끄럽고 그렇지 뭐. 붉은 광장에서 벗어나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목에도 사람이 참 많았다. 그래도 이 동네는 지하철 통로가 모두 일방통행이어서 발만 맞춰 걸으면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히거나 할 일은 없다. 브누코보 공항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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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마지막 밤

모스크바 크렘린은 경복궁 같은 유적이 아니라 지금도 기능한다. 안에는 대통령 관저가 있다. 그래서 다닐 수 있는 동선이 제한되어 있고 길을 잘 못 들었다 싶으면 경비가 와서 더 이상 진입하지 말라고 막아선다. 무기고 전시 구역과 크렘린 안의 성당 구역을 둘러보면 남은 것은 몇몇 조형물과 전시들이다. 눈에 익지 않은 가구나 그릇들을 볼 수 있다. 또 전시실의 위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