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에 도착해서 바로 나폴리로 온 건 폼페이 때문입니다. 라틴어 교재에 사진으로 실려 있던 모자이크를 직접 보게 되었어요. 별생각 없이 여행을 시작해서 이탈리아 하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라틴어 교재 속 사진 뿐이기도 해요. 폼페이에서 나온 유물은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에 놓여 있습니다. 나폴리 역 근처 숙소에 짐을 놓고 일단 박물관으로 곳으로 갔습니다. 오로라 보는 걸 […]
[카테고리:] 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고대 아고라 안에서는 아크로폴리스가 보입니다. 사방이 평평한테 아크로폴리스만 툭 튀어나와 있으니 눈에 확 띕니다. 처음 아크로폴리스를 볼 때 느낌이 다시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하늘은 정말 파랗고 땅은 정말 초록이고 평지에 툭 튀어나온 지형이 눈에 익은 지형도 아니기 때문이지요. 아크로폴리스가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날 좋은 날 이런 곳에 있으면 다른 사람 말 […]
아크로폴리스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을 몇 번 돌았습니다. 날씨와 아크로폴리스에 취해서예요. 아크로폴리스를 돌면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던 단어들을 보는 건 신나는 일입니다. 만약 공자가 살았던 곡부에 가도 같은 느낌이 날지 궁금했어요. 제가 아테네에 너무 큰 의미를 두는 건 아닐까요? 사실 아테네는 비정상적입니다. 아테네 땅 위에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을 텐데 딱 제가 알던 고대 […]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를 놓치고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아테네에서 첫날에는 제가 어디에 왔는지 실감 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사태 파악이 되었습니다. 아테네! 소크라테스가 살던 곳에 왔습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빼놓을 수 없지요. 제가 특별히 이 세 명에 홀린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세 명 모두 철학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그러니 제가 자퇴하고 철학과에 다시 오게 된 데에는 […]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이별 3
새벽에 맞춰 놓은 알람이 울렸습니다. 제가 밖이 아니라 집에 있는 줄 알았어요.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비싼 공항 철도를 피해 예약한 공항버스는 선착순 탑승이에요. 비수기니까 사람이 많아 봐야 얼마나 있겠냐고 생각했는데 공항버스 타는 곳은 완전 아사리판입니다. 버스 문은 사람 하나 들어가게 만들어졌는데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밀고 들어오니 모두가 꽉 껴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어요. 아치는 […]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주말
전날 길을 잃었던 기억 때문인지 간밤에 비행기 놓치는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로마 공항 철도를 놓쳐서 결국 수속을 하지 못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제가 있는 장소가 스페인이었어요. 꿈을 꿀 때는 침착하게 놓인 상황을 잘 생각해보면 꿈이란 걸 깨닫고 제 맘대로 할 때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너무 심장 쫄려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철석같이 믿고 말았네요. 트레비 분수에는 아침인데도 […]
바티칸 미술관을 나와 성 베드로 성당으로 갔습니다. 지금까지 복잡한 동선을 따라 바티칸 미술관 안을 둘러보았는데 정작 밖에서 미술관 외부를 볼 기회는 없어 아쉬웠어요. 베드로 성당으로 가는 길에는 군밤을 팔던 아랍계? 인도계? 청년이 있었습니다. 군밤을 보면 아련하게 어릴 적에 거닐던 겨울 거리가 생각나곤 했는데 이젠 생뚱맞은 이탈리아가 같이 생각날 겁니다. 외국인에게 옛 추억이 오염당했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
다음날 숙소에서 바티칸 미술관까지 걸어갔어요. 로마 거리는 서울과 다른 점이 많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은 선에 신호등과 가로등이 매달려있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보행자 신호에 노란불이 있는 것도 서울에선 볼 수 없는 모습이지요. 오래된 도시인지라 넓게 쫙쫙 뻗은 길을 보긴 힘듭니다. 큰길도 곡률이 있고 교차로도 딱 90도가 아니기도 합니다. 인도에 가로등마냥 덩그러니 주유기 몇 개 놓고 영업하는 […]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폼페이
나폴리에 도착한 다음 날에 폼페이로 가는 사철을 탔습니다. 사철은 저에게 참 생소한 단어예요. 얼마 전만 해도 제가 주로 접하는 수도권 전철 노선도에는 민간이 투자한 노선이 없었지요. 더 멀리 가는 기차 노선을 생각해도 사철이 없지요?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이 만든 노선은 없고 정부 자금이 들어간 회사에서 운영하는 노선이 있네요. 폼페이에 가기 위해 탄 철도는 너저분합니다. 눌러붙은 […]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관광지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 있으면 선생님은 조사 질문에 해당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들라고 했어요.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한다 치면 형들에게 돈 뺏겨본 사람 손들라고 하고 그 수를 헤아려서 조사지를 작성하는 거죠. 또 정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해외여행 다녀온 아이들도 이런 식으로 조사했어요. 그러면 손드는 아이가 거의 없었지요. 중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