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쓰지 않은 루피를 환전하려 했어요. 환전상은 “과자나 사 먹으”라고 했습니다. 인도와 관련된 1루피짜리 동전 하나도 내 몸에 지니고 싶지 않았어요. 면세점에서 선물로 술과 담배를 샀습니다. 직원이 면세 기준을 담배 3보루로 높여 말하며 더 사도 된다고 말했어요. 이미 당한 게 있으니 재차 물었는데 같았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직원의 말을 적당히 걸렀다. 남은 돈을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로 다 […]
악!!! – 뉴델리: 뉴델리
짐 보관소가 있었지만 도저히 이 동네에 믿음이 안 생겨서 맞기지 않았습니다. 공항철도 승차권 자판기는 은행 자동화 기계에서 출금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의 지폐를 받지 않아서 쓸모가 없습니다. 열차에 타서야 좀 안도했어요. 열차 내부는 이상하게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 창밖으론 소가 개처럼 돌아다니는 황량한 풍경만 지나갑니다. 열차를 내릴 때가 되니 들어오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이 교착되어서 한동안 […]
악!!! – 뉴델리: 과실

저는 싼값에 눈이 멀어 에어 인디아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왔습니다. 런던에서부터 인도 경험을 한 셈이지요. 정말 한 마디로 개판입니다. 발권하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어요. 직원은 환승 항공권을 출력하지 못해 다른 직원을 불러왔습니다. 내가 인도 비자가 있는 걸 확인했는데 출국 심사를 하고 다시 체크인해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어차피 비자는 있으니 비자 잘 챙겼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어요. 기내도 볼만합니다. 내부 […]
익숙함 – 런던: 스케치 6
점심 즈음 박물관을 나와 빨빨거리면서 시내를 쏘다녔어요. 런던 절반은 우박이 내리는데 나머지는 해가 쨍쨍한 걸 보니 영국 날씨 이상하단 소리가 확실히 이해되었습니다.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지금까지 여행 다녔던 곳 중에 사람 밀도가 가장 높은 동네입니다. 무질서하지는 않았어요. 러셀의 「귀납에 대하여」란 글에서 예시로 나오는 트라팔가 광장은 주변을 시뻘건 현수막으로 둘러놓고 영국 시장이 후원하는 중국 설 […]
익숙함 – 런던: 자연사 박물관
런던에서 마지막 날입니다. 이날도 영국 박물관에 가려 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어요. 이번 여행에서 늘상 한 일이 박물관 돌아다니는 것이었고 루브르는 이틀에 걸쳐 갔다는 걸 생각하면 특이한 일입니다. 루브르에서 두 번째 날은 일찍 나왔으니 박물관에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시간이 조금 댕겨진 것뿐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박물관이 편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어요. 만약 이렇다면 저와 […]
익숙함 – 런던: 실수 3
숙소에 도착해서 인도에서 필요한 로밍 신청을 했습니다. 데이터를 사용하면 자동으로 정액제 로밍이 시작되는 서비스를 선택했지요. 그런 뒤 런던에서는 현지 통신사 유심을 넣고 있어서 문자 온 걸 확인하기 위해 유심을 갈아 꼈습니다. 문자를 확인하고 긴 문자를 확인하려 데이터를 켰는데 그대로 데이터 로밍이 신청되었습니다. 가슴이 쓰렸어요. 전화해서 사정을 이야기하니 상담원은 조금 쓴 거론 청구되지 않으니 안심하라 했습니다. […]
익숙함 – 런던: 영국 박물관
영국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밖에서는 별로 크다는 생각을 못 해서 안을 다 보고 어디 갈지 걱정했어요. 간이 천막에서 짐 검사를 통과하고 입장했습니다. 오디오 가이드를 빌리러 그레이트 코트에 들어가서 오늘 다 둘러보긴 글렀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영국 박물관에는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는데 대한항공 덕분입니다. 루브르 박물관에도 대한항공이 협찬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었어요. 중국어도 없는데 한국어가 된 기억이 납니다. […]
익숙함 – 런던: 지하철

숙소에서 나와 지하철역으로 걸어갔습니다. 어제 본 생선 가게 앞을 지나가는데 생선을 얼음 위에 깔고 파는 게 한국 시장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생선 가게 앞에는 차 몇 대와 좌판이 있었는데 생고기를 냉장설비 없이 차에서 그대로 팔고 있어요.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네요. 역사 안 노란 안전선에는 틈을 조심하란 문구가 있고 열차가 멈추기 전에 여러 번 방송을 […]
익숙함 – 런던: 히드로 공항

영국 하면 생각나는 건 아직도 책장 한켠에 놓고 읽지 못한 흄의 책과 어렸을 때 신나게 읽은 해리포터입니다. 제일 처음 런던을 접한 건 아마 둘리 영어 학습 비디오일 거예요. 어금니가 영어로 뭔지 맞추지 못하면 안 되는 상황에서 “몰라”라고 한 대답이 정답이었던 장면이 있는 만화지요. 주인공 중 누군가가 버킹엄 궁전의 움직이지 않는 근위병 앞에서 깐죽거리다 동전을 떨어뜨렸는데 […]
오로라를 마주하다 – 트롬쇠: 미련

아침에 주인장이 차 끌고 나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말이 아침이지 출근 시간에서 한참 먼 10시 정도 된 시간 이내요. 체크아웃하려는데 프런트에 있는 버튼을 눌러도 아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다가왔는데 주인장 너가 없으니 일단 나는 가는데 혹시 방에 무슨 문제가 있으면 연락하고 하룻밤 잘 자고 간다고 공책 한켠을 찢어 적어 놓고 키를 얹어 두고 나왔습니다. 트롬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