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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출발: 여행의 이유들

철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정말 가고 싶었던 철학과입니다. 저는 잘 다니던 건축공학과를 4학기째에 그만두고 잠시 여행을 다녀온 뒤 수능을 다시 보았습니다. 학교에 새로 입학하니 어색했습니다. 나이 차이가 나서이기도 하지만 저와 동기가 된 이들은 글도 잘 쓰고 말도 잘했습니다. 더 많이 산 나는 뭐 했냐는 생각에 부끄러웠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철학과가 익숙해졌습니다. 마지막 학기는 읽어도 모른다는 생각에 책도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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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철학과 대학원생의 수기

새해 인사와 사람 구실

오늘은 구정입니다. 지난주부터 대학원에서 알게 된 분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고자 했는데 아직까지 미뤄놓고 하지 못하고 있어요. 기껏해야 전화나 문자로 하는 인사인데 개을러서 못한다는 건 변명이 되지 못합니다. 저는 아직 이런 일이 어색하고 부끄럽습니다. 몸이 학교에 다니니까 마음가짐도 철부지 학생에 멈춰 있는 모양입니다. 며칠 전 어린 사촌 동생의 졸업식에 다녀왔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식이었는데 방송부 학생들이 졸업식을 진행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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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철학과 대학원생의 수기

김포 공항 전망대에서 한 후회

    김포공항 전망대에 비행기 구경을 갔어요. 한 시간도 넘게 활주로를 넋 놓고 보다 보니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비행기를 봤으면 지금 내 모습이 조금 달라졌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뭐 엄청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비행기처럼 큰 걸 봤으니 그만큼 생각도 커지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에서 이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제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실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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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준비

앞으로 제가 쓸 글은 해외 여행기를 빙자한 내 안으로 여행기입니다. 제 안으로 여행기이니 제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도 여행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밝혀지겠지요. 사실 이미 다 정리한 여행기인데 너무 개인적인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적어서 두서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보충하고 사진을 붙여서 제 글을 더 잘 해명하고 싶습니다. 여행기를 쓰자 마음먹으니 한편으론 무슨 여행기를 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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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카드

서양 철학사 연표

스텀프의 책 <<소크라테스에서 포스트모던까지>>에 나온 인물들의 생몰 연도를 도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만약에 스텀프의 책에 생몰 연도가 미상이면 램프레히트의 <<서양철학사>>를 따랐습니다. 생몰 연도가 추정으로 되어있으면 추정 연도를 그대로 기재했습니다. 스텀프의 책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램프레히트의 책 표지보다 스텀프의 책 표지가 더 멋있고 학부 때 한 교수님이 스텀프의 책을 극렬히 싫어했던 기억이 남아있어서 스텀프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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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고 쓰는 여행기

식빵의 속살: 찬디가르

좋은 건 가까이하면 행복해지는 거다. 가고 싶던 곳에 가서 정말 행복해졌다면 그건 좋은 거다. 싫은 건 가까이하면 불행해지는 거다. 어차피 태어나서 살아야 하니 굳이 불행을 찾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좋은 걸 찾으라고 말하지 싫은 걸 쫓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사실 싫은 건 굳이 찾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안다. 보통 싫은 건 생명 유지에 방해가 된다. 펄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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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고 쓰는 여행기

신비한 곳: 이스터 섬

매일 1시간 이내로 가고 싶었던 곳을 찾아보고 500자 이내로 정리하려 했다. 여행지 정보를 찾아 정리하는 게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고 500자 쓰는 것도 녹록하지 않다. 종일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보고 정리하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을 정해놓고 글을 쓰니 자료를 찾는 시간이 촉박하고 모르는 상태에서 글을 쓰게 되니 그렇다. 그래도 알아낸 만큼만 전거를 밝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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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고 쓰는 여행기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

요약: 헛수고 Abstract: fruitless   한두 달 전에 종로3가역 5호선 환승 통로였던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콘크리트가 들어가는 전시를 한다는 광고를 봤고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하철 광고판에서 “콘크리트“가 눈에 들어온 건, 반공 신전(?)인 김수근의 자유 센터나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비슷한 시절에 콘크리트 복원한 광화문 단면을 본 기억과 중학교 시절 과학 선생님이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어선이 부족해서 일본인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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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억이 자아의 전부라고 말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에 <블랙 미러> 시즌 4가 개시되었다. 이 드라마의 장르를 구분하면 공상과학에 속하겠지만 나르는 자동차 같은 것은 나오지 않고 근미래에 새로운 기술 때문에 생길 일상을 다룬다. 6개의 에피소드 중 네 개의 에피소드를 순서대로 보았는데 첫 번째와 네 번째 에피소드는 디지털 데이터의 의인화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 예를 들면 컴퓨터 안에 저장된 유전자 정보가 실제 사람처럼 나타난다거나 데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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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고 쓰는 여행기

나의 낯섦을 확인해 볼 곳: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네팔에 있는 포카라에서 로만탕까지 가는 길에 대해서 쓰려고 했다. 산티아고 가는 길(Camino de Santiago)에서 네팔에 있는 로만탕을 다녀온 사람을 만났기 때문에,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라고 첫 문장을 적었는데 궁금했던 체로 남겨두었던 물음 하나가 떠올랐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산티아고(Santiago)는 스페인에 있는 도시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다. 여기에는 야고보의 유해를 보관하고 있다고 말해지는 성당이 있다. 내가 궁금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