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을 나와 붉은 광장을 조금 더 서성였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온 모스크바와 이제 작별해야 해요. 붉은 광장에 이별의 분위기를 만들 뭔가가 있는 건 아닙니다. 광장 안은 춥고 시끄럽고 그래요. 붉은 광장에서 벗어나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목에도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 동네는 지하철 통로가 모두 일방통행이어서 발만 맞춰 걸으면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히거나 할 일은 없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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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굼(국영 백화점)
역사 박물관을 나와서 붉은 광장으로 들어가 굼이라고 불리는 백화점에 들렀습니다. 굼 안에서 저 같은 가난뱅이 여행자가 살 물건이라고는 매대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정도가 있어요. 중앙에 빈 공간을 두고 복도가 둘려 있는데 천장은 유리로 되어있어서 밖이 보입니다. 빈 공간 양쪽 복도는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레닌 묘도 그렇지만 사치품을 파는 백화점이 소련 중심부에 있었고 지금도 있는 […]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국립 역사 박물관
모스크바 크렘린은 경복궁 같은 유적이 아니라 지금도 기능합니다. 크렘린 안에는 대통령 관저도 있지요. 그래서 다닐 수 있는 동선이 제한되어 있고 길을 잘못 들었다 싶으면 경비가 와서 더 이상 진입하지 말라고 막아섭니다. 무기고 전시 구역과 크렘린 안의 성당 구역을 다 둘러봤다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은 몇몇 조형물과 전시들입니다. 눈에 익지 않은 가구나 그릇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전시실의 […]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프레스코화

무기고를 나와 크렘린 안에 있는 성당을 둘러보았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닿고 싶어서인지 성당은 대개 높아요. 그래서 저는 성당을 볼 때면 높게 지은 것과 관련된 성당 구조에 눈이 갑니다. 기둥이나 보의 형태나 천장 혹은 아치 같은 것들 말이지요. 구조는 언제나 처음 만들 때 그대로입니다. 만약 비틀어지거나 어디 하나가 빠지면 성당은 위험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구조를 이루는 […]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크렘린

간단한 검문을 받고 크렘린 안으로 들어가서 무기고 전시실로 가면 외투와 가방을 맡겨야 합니다. 블라디보스토크도 그랬지만 이 동네는 외투를 참 잘 받아줘요. 추운 동네다 보니 두꺼운 외투를 입을 날이 많은데 이런 옷을 입고 실내에 있기는 영 불편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고 외투를 홀랑 다 맡기면 안 돼요. 우리나라처럼 난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방열판 몇 개 있는 […]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레닌 묘

모스크바에서는 분명 오랜 기차 여행의 여독을 풀려고 했는데 도착한 저녁에 크렘린 입장권을 예약했어요. 크렘린 입장권은 종류가 많습니다. 일단 크렘린 안의 전시와 성당을 볼 수 있는 권종이 있어요. 크렘린 안의 무기고를 개조해 보물을 전시해 놓은 장소가 있는데 여기에 들어갈 수 있는 권종이 별도로 있고 이 공간 안에 보석을 모아 놓은 제한된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권종이 […]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스케치 2

바실리 성당을 나와서 아르바트 거리로 향해 걸었습니다. 모스크바 거리도 바실리 성당 안처럼 칠로 마감한 건물 외부가 많이 보입니다. 상아색이나 옥색으로 마감한 건물들은 자동차가 눈 녹은 더러운 물을 튀기면 그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말끔한 건물들을 보면 관리가 잘 되고 있는가 봅니다. 차라리 돌로 마감했으면 흙탕물 튄 정도는 비 한번 오면 깔끔해질 텐데 […]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성 바실리 성당

숙소 입실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붉은 광장에 갔습니다. 광장에 들어가는 길에 국립 역사 박물관을 지날 수 있습니다. 광장 중앙에는 임시로 만든 회전목마와 스케이트장이 있어서 아직 연말 느낌이 나요. 회전목마와 스케이트 장을 두르는 벽에는 소련을 선전하는 전단에서 본 기억이 나는 그림체로 스케이트 타는 아이들을 그려 놓았습니다. 광장에 들어서면 맞은편으로 성 바실리 성당이 보이고 왼편으로는 […]
묘한 빗나감 – 모스크바: 지하철

횡단 열차에서 내려 사람들 무리에 휩쓸려 가는데 기름지게 생긴 경찰이 저를 잡으며 “빠스뽀르뜨”라고 말했습니다. 아마 러시아어 수업시간에 들은 이야기인데 러시아에서 경찰이 여권을 보여달라고 하면 꼭 두 손으로 여권을 잡고 보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경찰이 여권을 채가서 이런저런 이유로 귀찮게 군다고 해요. 그래서 그렇게 보여주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종착역에서 지하철로 가는 지하 보도는 좁진 않지만 […]
지구에 육박하다 – 시베리아 횡단 철도 2: 하차

마지막으로 정차하는 역을 지난 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모스크바까지 남은 거리는 107km, 시간으로는 1시간 30분입니다. 철도가 기니 해어지는 시간도 깁니다. 헤어지기 싫은 것과 더 있고 싶은 건 다릅니다. 두 단어는 구분해 볼 수 있어요. 헤어지기 싫은 건 현상 유지를 하고 싶은 마음이고 더 있고 싶은 건 건설적인 태도이지요. 종착역에 도착하기 전까지 제가 아쉬웠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