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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이별 3

새벽에 맞춰 놓은 알람이 울렸습니다. 제가 밖이 아니라 집에 있는 줄 알았어요.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비싼 공항 철도를 피해 예약한 공항버스는 선착순 탑승이에요. 비수기니까 사람이 많아 봐야 얼마나 있겠냐고 생각했는데 공항버스 타는 곳은 완전 아사리판입니다. 버스 문은 사람 하나 들어가게 만들어졌는데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밀고 들어오니 모두가 꽉 껴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어요. 아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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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주말

전날 길을 잃었던 기억 때문인지 간밤에 비행기 놓치는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로마 공항 철도를 놓쳐서 결국 수속을 하지 못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제가 있는 장소가 스페인이었어요. 꿈을 꿀 때는 침착하게 놓인 상황을 잘 생각해보면 꿈이란 걸 깨닫고 제 맘대로 할 때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너무 심장 쫄려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철석같이 믿고 말았네요. 트레비 분수에는 아침인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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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성 베드로 성당

바티칸 미술관을 나와 성 베드로 성당으로 갔습니다. 지금까지 복잡한 동선을 따라 바티칸 미술관 안을 둘러보았는데 정작 밖에서 미술관 외부를 볼 기회는 없어 아쉬웠어요. 베드로 성당으로 가는 길에는 군밤을 팔던 아랍계? 인도계? 청년이 있었습니다. 군밤을 보면 아련하게 어릴 적에 거닐던 겨울 거리가 생각나곤 했는데 이젠 생뚱맞은 이탈리아가 같이 생각날 겁니다. 외국인에게 옛 추억이 오염당했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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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바티칸 미술관

다음날 숙소에서 바티칸 미술관까지 걸어갔어요. 로마 거리는 서울과 다른 점이 많습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은 선에 신호등과 가로등이 매달려있는 모습이 특이합니다. 보행자 신호에 노란불이 있는 것도 서울에선 볼 수 없는 모습이지요. 오래된 도시인지라 넓게 쫙쫙 뻗은 길을 보긴 힘듭니다. 큰길도 곡률이 있고 교차로도 딱 90도가 아니기도 합니다. 인도에 가로등마냥 덩그러니 주유기 몇 개 놓고 영업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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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폼페이

나폴리에 도착한 다음 날에 폼페이로 가는 사철을 탔습니다. 사철은 저에게 참 생소한 단어예요. 얼마 전만 해도 제가 주로 접하는 수도권 전철 노선도에는 민간이 투자한 노선이 없었지요. 더 멀리 가는 기차 노선을 생각해도 사철이 없지요?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이 만든 노선은 없고 정부 자금이 들어간 회사에서 운영하는 노선이 있네요. 폼페이에 가기 위해 탄 철도는 너저분합니다. 눌러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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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관광지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야 할 것이 있으면 선생님은 조사 질문에 해당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들라고 했어요.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한다 치면 형들에게 돈 뺏겨본 사람 손들라고 하고 그 수를 헤아려서 조사지를 작성하는 거죠. 또 정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해외여행 다녀온 아이들도 이런 식으로 조사했어요. 그러면 손드는 아이가 거의 없었지요. 중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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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나폴리 피자

나폴리 박물관을 나서 어둑한 길거리를 걸어 피자집으로 향했습니다. 밤의 나폴리는 쇠퇴한 도시가 뭔지 확실히 알려줍니다. 거리는 칙칙하고 습해요. 길에 나와 있는 은행 자동화 기기에서 돈 찾기가 무서워서 은행 건물 안에 있는 기기에서 돈을 찾았습니다. 돈을 뽑을 때 사람이 옆에 있는 것도 신경 쓰일 정도로 분위기가 스산합니다. 마피아들이 총질하다가 경광등이 보이자 모두 도망가고 시체 한 구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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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나폴리 박물관에 갔습니다. 문 닫는 시간이 19시라는 공지가 보입니다. 아테네의 박물관과 유적들이 16시나 17시면 문을 닫는데 이곳은 가게(?) 문을 더 늦게까지 여는 걸 보니 나폴리는 돈맛 들인 동네인 겁니다. 박물관 입장권에는 바코드가 있고 입장할 땐 지하철처럼 개찰기에 바코드를 찍고 들어가는데 아테네 공항버스에서처럼 굳이 직원이 개찰한 표를 찢어서 훼손합니다. 보통 서울에서는 절취선이 있는 입장권을 주지요? 절취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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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의 전형 – 아테네·나폴리·로마 1: 나폴리 가는 길

로마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맥도날드에 들렸습니다. 전 햄버거가 참 좋아요. 어렸을 때 불량식품도 멀리했고 직접 기른 채소 같은 건강해지는 것만 먹어서입니다. 지난날의 결핍이 지금 다시 떠오르는 겁니다. 과자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 많이 먹습니다. 무병장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습관은 아니고 남들은 먹다가도 안 먹는다는데 기껏 유지한 좋은 식습관을 지금까지 많이 안 먹었으니 괜찮다는 생각으로 망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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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여튼 나폴리 박물관에 갔다. 입장권에는 바코드가 있고 입장할 땐 지하철처럼 개찰기에 바코드를 찍고 들어가는데 아테네 공항버스에서처럼 굳이 직원이 표를 찢어서 훼손한다. 나는 보통 절취선이 있는 입장권을 받아왔다. 절취선은 애초에 찢어가라고 만들어 놓은 거다. 내가 가진 표에 뭔가 표시하는 건 롯데월드에서 5가지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이용권을 사용할 때뿐이다. 내 표를 찢어 표시하는 건 정보를 저장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