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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하차

서울에는 서울 역이 있는 것과 다르게 모스크바에는 모스크바 역이 없다. 모스크바에서 역 이름은 그 철도의 종착역 이름이다. 시베리아 횡단 철도는 처음에는 야로슬로블까지 갔기에 나는 모스크바에 있는 야로슬로블 역에서 내린다. 그런데 야로슬로블에도 야로슬로블 역이 있다. 내가 탄 열차는 야로슬로블 역에서 마지막으로 5분간 정차하고 4시간 동안 종착역까지 쉬지 않고 간다. 야로슬로블 역에 도착하기 전에 화장실도 가고 내복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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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새로운 만남

많은 사람이 떠난 자리들은 곧 다시 채워졌다. 내 윗 자리도 마찬가지다. 내가 침구를 정리하고 테이블을 만들어놨는지 아니면 자리를 찾는 사람이 와서 테이블을 만들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여튼 새로 온 사람은 내 앞에 앉았다. 나를 보고 앉지는 않고 복도를 향에 앉아서 손을 밖으로 펼쳐보이거나 머리를 감싸는 쥐었다. 내 앞에 앉은 사람은 늘 그랬다. 다른 이들과 다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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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사촌의 우울(서른살 여행기)

헤어짐

시베리아 횡단 철도에 오른지 5일째다. 노보시비리스크라는 큰 도시를 지나는 날이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탔다. (열차에 올라 처음으로 방음벽을 보기도 했다.) 내가 탄 칸에 블라디보스톡부터 모스크바까지 쉬지 않고 간 사람은 나와 차장 두 명뿐이었고 자리는 중간중간 비긴 했지만 거진 사람들이 있었으니 중간에 사람들이 많이 오간 것이다. 그런데 유독 이날은 그나마 오래 보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내렸다. 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