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아저씨는 인력 사무소를 통해 이 현장에 소개되었다. 뉴페이스인 P아재는 처음에 나를 기술공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내가 그저 청소나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뒤에 좀 마음을 놓고 대하면서 이 현장은 몇 시에 끝나냐고 물었다. 나는 목수들은 7시 30분에 나와서 4시 30분이 되면 간다고 이야기해줬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아재는 7시가 되기 전에 출근했다. 물론 퇴근은 목수 아재들보다 늦게 했다.
P아재는 나보다 1살 어린 아들이 있다.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용돈을 받는다고 한다. 다른 현장에 나갈 때 아들을 데리고 가보기도 했지만 마음이 아파서 데리고 다닐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젊은이가 이런 일 하기 쉽지 않은데 용케 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딸도 한 명 있는 것 같다. 오후 4시경에 전화기 벨이 울렸는데 딸의 전화라고 말하면서 달려가서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내 아버지 또래다. 광주 X미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X아재도 그렇다. 60이 되지 않았는데 미장 경력만 40년이다. 오며 가며 미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시멘트 반죽을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것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또 고대라고 부르는 누름틀로 각진 면을 만드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 그지없다. 보통 바닥이나 계단 같은 곳에 시멘트를 칠하기에 쭈구려 앉는 일이 많다. 내가 밭에서 쓰는 엉덩이에 붙이는 의자 같은 것을 쓰면 어떻겠냐고 물었는데 아재는 그런 것을 쓰면 “나 일 안 하겠소”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아서 현장 소장이 집에 가라고 말할 거라고 했다.
X아재와 다르게 P아재는 이 일을 시작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평생 술과 담배도 하지 않았는데 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담배를 태웠다고 한다. 그리고 일이 끝나면 1시간 정도 걸리는 오피스텔 청소 알바를 간다. X아재는 P아재가 미장하는 것을 유심히 보곤 했다. 데모도(보조공)가 없는 X아재를 P아재가 도와주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X아재는 소장 격인 아재에게 다음날 한 사람이 필요한데 P아재가 왔으면 좋겠다고 했고 소장 격인 아재도 P아재가 일한 것이 흡족했다고 말하면서 내일 또 올 수 있게 인력 사무소에 연락해 놓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