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차림으로 한강에서 연을 날렸다. 결혼식이 끝나고 간 것이지만 잘 안 풀린 면접 뒤에 바람이나 쐴 겸 한강에 가는 중에 지나친 노점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려 연을 하나 산 다음 날리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또 멀끔하게 보이는 다 큰 어른이 아이들 사이에서 연을 날리고 있자니 머쓱하기도 했다. 그래도 재미있어서 두 시간은 족히 연을 날렸다. […]
[카테고리:] 어느 철학과 대학원생의 수기
「봄날」을 듣고
어느 카페에 앉아있는데, “보고 싶다, 보고 싶다”라는 후렴구가 있는 노래가 참 마음에 든다는 생각을 했다. 분명 가사가 <보고 싶다>일 것으로 생각하고 검색했는데 내가 들었던 노래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눈꽃이 떨어져요”라고 검색창에 치니 추천단어로 방탄이 올라왔다. 방탄소년단이 그렇게 인기라고 뉴스에서나 봤는데 내가 그들의 노래가 괜찮다고 생각하고 찾아보게 될 줄은 몰랐다. 제목은 <봄날>이었다. 내가 이 음악을 굳이 […]
한국과 중국의 애인
요즘 중국어를 배우는데 애인에 대한 호칭이 한국과 꽤 다른 것에 재미있다. 책으로 본 내용이라 정말 실생활에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다. 중국에서 남자가 여자 연인을 부를 땐 “亲爱的”란 말을 쓰더라. 연인 혹은 부부간에 호칭에 사랑(爱)이란 말이 직접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가 남자 연인을 부를 때는 간혹 “我的宝宝”이란 표현도 가능한 것 같다. 나의 보물? 나의 보배 정도 되는 […]
빅데이터와 개인: 홍대입구역에서

2호선을 타고 가는데 식겁했다. 버스야 버스카드를 찍고 내린 사람을 세서 혼잡도를 알려줄 수 있지만 지하철 안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차량에 하중을 체크하는 장치와 카메라를 이용해 혼잡도를 파악하는 것 같다. 하중을 이용하는 것은 거부감이 덜 든다. 그런데 카메라를 이용해 사람을 세고 이를 통해 혼잡도를 파악하는 것이라면 혼잡도 측정을 어떻게 하는지 설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
나르코스 시즌4 멕시코에 나오는 펠릭스의 성격

나르코스 시즌4가 나왔다. 시즌3까지는 콜롬비아 메데인 카르텔의 수장 에스코바를 다룬다. 에스코바는 화끈하고 감정적인 성격이어서 극이 진행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긴장감을 주었다. 그에 비해 나르코스 시즌4의 마약상 우두머리인 펠릭스는 침착하다. 말도 조곤조곤하고 외모도 말끔하다. 에스코바처럼 화끈한 총질도 보여주지 않는다. 그는 화가 나면 전화기를 던질 뿐이다. 심지어 전직 경찰이기도 했다. 그래서 기존 시즌과 다르게 긴장되는 순간이 많지는 […]
탱자탱자 놀고먹는 내가 하면 비웃음 살 말을 좀 하고 싶다.
탱자탱자 놀고먹는 내가 하면 비웃음 살 말을 좀 하고 싶다. 학교 과제를 하기 위해 한 아이와 교내에서 만난 일이 있다. 그 아이는 자기 할 말을 다 하는 똘똘한 생명공학과(혹은 바이오 뭐시기 학과) 학생이었다.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내가 학교 건물들을 돌아보며 이런 걸 만들 때는 적어도 누구 손가락 하나는 절려 나갔을 거란 말을 무심코 했는데, […]
부르는 행위
나는 공부하는 사람이다. 공부하면서 읽는 글들은 어떤 생각을 말할 때 그 생각을 말한 사람을 정확히 불러준다. 2018년에 김유민은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을 좋다고 말했다고 하는 식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어떤 사람이 쓴 글을 통째로 다시 적기도 한다. 이것은 일상과 무척이나 다른 일이다. 만약 내가 어떤 블로그의 글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면 “불펌“이라고 말하면서 비난받을 것이다. 일부 블로그는 글을 […]
오빠차
<오빠차>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힙합이라는 장르 때문인지, 새 차 뽑은 남자가 여자에게 허세를 부리는 노래로 생각했다. 차 뽑았다고 여자 친구 데리러 간다는 가사만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오늘 이 노래를 다시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다음 같은 가사를 보니 이 노래의 화자는 허세를 부리는 힙찔는 아닌듯하다. 오빠 차 뽑았다 널 데리러 가 …… 질리도록 말했잖아 / […]
내가 다니는 학교 중앙 도서관에는 한 산악인의 부조가 있다. 오늘 그 앞을 지나갔는데 조화가 놓여있었다. 높 오르는 것처럼 극한의 상황에 도전하는 것이 도박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속으로 하곤 했다. 심지어 생명이 돈보다 소중하니 극한의 상황에 도전하는 것이 도박보다 더 짜릿할 거라고 여기기도 했다. 입 밖으로 꺼내기는 불경한 일이니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았는데 게오르그 짐멜이라는 사회학자의 […]
우스갯소리지만 우리 철학과에는 두 가지 불문율이 있습니다. 첫 번째가 철학이 무엇인지 물어보지 않는 겁니다. 두 번째는 철학과 졸업하면 뭐할 거냐고 묻지 않는 것이죠. 철학이 실리를 만드는 학문은 아니니 철학을 배워서 앞으로 뭘 할 거냐는 두 번째 질문은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이와 다르게 첫 번째 질문은 무척이나 철학적입니다. 어떤 개념의 의미를 의심하거나 더 정확히 정의하려는 […]